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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의 경계를 모르는 영화 리뷰

[넷플릭스 영화]<블랙 앤 블루>후기_편가르기는 의미없어.

by Comms. 2020. 8. 19.

 

 

<블랙 앤 블루 (BLACK AND BLUE, 2019)>

 

 

동료 경찰이 들어간 건물에서 들린 총성. 그곳에서 마약반 형사들이 마약상을 죽이고, 그를 묵인하는 듯 지켜보는 동료의 모습을 목격한다. 그 현장은 주인공 웨스트의 바디 캠에 고스란히 담기고, 그녀는 총상을 입은 채로 부패 경찰에 쫓기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약상이 속한 조직에까지 위협을 당하는데…. 그녀는 과연 부패 경찰의 부정을 세상에 제대로 알릴 수 있을까?

 


 


'blue'라는 말은 대사에서도 쓰였듯 경찰을 지칭하는 말이다. 새로이 알게 됐다. '흑인'과 '경찰'이라는 정체성의 편을 가르는 한 지역에서 흑인이지만 경찰인 웨스트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극을 이끌고 간다.

'부정', '비리', '부패 경찰' 등 잘못된 공권력 혹은 힘에 대한 얘기는 많이 있을 테다. 해당 영화는 이 지점에서 우리나라와는 다른 요소인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요소도 담고 있다. 뉴스에서 종종 봤던 것처럼, 흑인에 대해 강압적 제압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저렇게까지 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겁이 나기도 했다.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만족스럽다. 영화를 보기 전 소개 글을 봤을 때는 주인공이 단순히 도망가나 했는데, 시원하게 총을 맞은 채로 추격전이 시작된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장면 장면마다 이런 긴장감을 잘 유지해간다. 엄청난 걸작까지는 아니겠지만, 장면을 연출하는 데에 있어 성의를 들인 게 느껴졌다. 요소를 하나씩 더해가면서 주인공을 곤경으로 밀어 넣을 때마다 관객인 나 역시 만족스러워하며 긴장을 더 해갔다.


긴장감이라는 건 힘의 조절도 중요하다. 무조건 조이기만 하면, 그건 관객에게 피로감을 가져오게도 마련이니까. 그런 점에 있어서 이 영화는 장면과 장면 사이사이에서 힘의 완급조절을 꽤 잘한다고 생각했다.

네 편 내 편의 문제가 아닌, 옳다고 믿는 것을 밀고 나간다는 것, 문제 상황을 그 상태로 포기하는 것이 아닌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 정의와 그에 대한 신념 등은 자주 나오는 주제일 수 있지만, 게으른 방식으로 연출하지 않는다면 그래도 생각할 지점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도 실제로 중요하다는 점에서도 좋다.

음악과 사운드에 있어서도 효과적으로 사용한 듯하여 마음에 들었다. 두드러진 장면 세 가지를 꼽아본다.

 

13분쯤 주인공이 차 속에 앉아있는 상황에 차 밖으로 맞은편에 후드를 뒤집어쓰고 걸어오는 사람이 보인다. 약간의 긴장감이 들기 시작하는 상황에 더 잘 보기 위해 주인공은 와이퍼를 작동시킨다. 가까워지는 거리만큼 주인공에게도 클로즈업이 들어가면서 작동시킨 와이퍼 소리가 일정하게 마치 배경음같이 깔린다. 이때 끝부분 가서는 살며시 울리는 효과를 적용한 게 더 좋았다.

두 번째는 1시간 8분쯤 주인공을 돕던 지인인 마우스가 지역 갱단에 잡혀가는 걸 주인공이 본 장면이다. 소리라는 건 역설적이게도 사라졌을 때 더 큰 효과를 낳기도 하는데, 이때 제대로 '소리 없는 절규'씬을 보여준다. 주인공이 소리치는 모습을 보여주되 소리는 음소거된 상태이다. 그 상태로 깔리는 음악은 평소 정말 좋아하는 느낌인 <캡틴 아메리카 2>의 느낌이었다.

 

한 가지만 더 꼽아보자면, 진정한 후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아파트에서의 마약밀매 조직과 기동대의 총격씬에서 총질이 시작되는 초반에는 어느 음악 하나 깔리지 않고 총소리만 들린다. 이 영화가 사운드 사용에 있어서 음악에 기대지 않는구나 싶은 걸 제대로 깨닫고 좋았던 장면이다.

 



나오미 해리스(1976년생) 
나이가 많아 보이는 듯 아닌 듯 '신입 경찰??'하는 생각이 들었던 게 나이 때문이 맞았나보다. 영화가 마음에 들었지만, 개인적으로 배우 자체가 엄청난 인상을 남겨주지는 않았다. 뭐라 설명하는 게 적절한지 잘 모르겠으나 대사할 때 마치 목소리가 약한 삑사리를 내는 듯한 목소리가 연출인 건지 배우의 개인적 특성인지 모르겠으나 아주 살짝 거슬렸다. 그래도 배역이 갖고 있던 건강한 신념을 표현하는 데에는 꽤 성공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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